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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현장 노트] "불가리아 아르덴짜 듀오 초청 음악회" 무얼 남겼나?

국제 교류의 필요성 확인 시켜 준 감동의 순간

리빙클래식뉴스 탁계석 평론가 |

 

 

불가리아 나라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같은 질문에 일부는 관광으로 들러긴 했지만 경치 밖에 보지 못했다 할 것이다. 때문에 풍경이 아닌 이들의 역사와 삶이 녹아든 문화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2022 동서악회 & 소피아뮤직위크 국제교류'는  나라와 나라의 음악가들이 서로가 교류를 통해서 지구촌 일원으로서 살아가면서 사는 방식은 거의가 똑같다는 공동체적 연대감을 발견한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엔 다소 어색했으니 연주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풀려나갔다. 서로가 싸온 보따리를 풀어 놓고 소풍온 사람들처럼 먹다 보니 반가움과 즐거움이 있었다. 음악이란~ 문화~ 란 가장 빠르게, 정확하게,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 끼리에게서 소통하는 방식이란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11월 17일 오후 5시 한남동 일신홀.  한 시간 여에 걸쳐 영상으로 불가리아 전통과 민속을  보았고 소피아 뮤직위크 디렉터 Momchil Georgiev의 해설, 통역(김수미)로  다양한 것들을 보았다. 특히 탈에서 공통점이 있어 친밀했고 객석의 질문도 있어 짧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어 7시 30분 부터 콘서트가 있었다. 

 

'향과 탈춤의 향연"이라는 제목은 우리 한국의 전통악기의 것이고 불가리아는 현대 창작 작곡가들 4사람의 작곡가를 통해 민속에 녹아있는  집시풍의 바이올린 곡의 특색과 맛을 깊이 음미하게 했다.  

 

우리 작품은 황병기 '침향무' (가야금 이복남, 박윤경, 이혜정, 이지연, 정혜승, 장구 길석근)과  김위연 작곡가의 '오방신장무' 대금 윤석만, 가야금 이혜정, 피아노 김아름, 국악타악 이유정, 김은혜 작곡가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십이지 중 개, 소, 말'이었다.  

 

 

불가리아 측은  첸코 만킨, 파라쉬케프 하치에프, 알렉산더 라이체프, 판초 블라디게로프다. 어찌해서 이름 끝 발음이 모두 '프'로 끝나는지 잘모르겠지만 이름과 달리 작곡가의 각 곡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나름대로의 고수로서의 탁월함이 숨어 있었다.  비르투오조 악기의 특성을 능숙하게 풀어내면서 그들이 가진 지역의 향토성과 현대적 감각, 그 바탕에 대중성이 베어 있어서 청중들이 환호한 것 같다.  

 

연주자 다니엘라 디코바 와 반주자인 갈리나 코에체바의 호흡이 절묘하여 음악을 통해 절정감을 끌어내는 힘이 대단했다. 악보도 구해 우리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주고 싶고, 이들을 다시 초청해 K클래식 투어 콘서트에 탑승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일부 청중들이 기립박수로 이들을 호응했고, 로비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음악에 대한 객석의 반응이 전달된듯 하다. 

 

우리도 전통의 민요나 민속으로 세계적인 연주가들이 즐겨 연주할 수 있도록 골수파 창작(?) 의 외로운 길 보다 남이 좀 알아도 주고 환호하는,  눈치와 균형감의 대중성을 확보하는 창작을 해야겠다.  학교 제출용 작곡, 아카데미 창작을 벗어난  즐거움과 기쁨 충만의  현대적인 곡들이 나와겠다. K클래식 입장에서도 글로벌 마인드의 작곡가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해 준 콘서트다.

 

이날 콘서트에서 김영준 바이올리니스트는 오래 전에 불가리아 오케스타를 초청한 적도 있고 거시서 연주도 해보아 더욱 친밀감을 느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서로의 새로운 민간 교류로 발전하면 좋겠다는 반응을 내 놓았다. 

 

듣기로는 동서악회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받은 환대에 비하면 우리 일정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일지 모르나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류를 할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준 것은 틀림없는 소득이 아닐까 싶다. 

 

콘서트 진행을 위해 이복남 회장 이하 회원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며, 동서악회가 때마침 불고 있는 신한류의 순풍을 타고 더 넓은 지평에 우리 현대음악의 씨를 강화게  날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