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클래식뉴스 박순영 기자 |
탁계석, 박영란, 홍성훈, 김준희, 긴밀한 호흡이 완성도 높여
세종대왕 나신날 큰잔치가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지난 15일 오후 5시, '세종대왕의 여민락-홍매화 오르겔로 노래하는 사계' 공연으로 열렸다. 이번 공연은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 주최로 특히 오르겔과 합창으로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드신 여민락을 노래한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국내 유일 오르겔 제작자인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가 총연출, 탁계석 평론가가 대본, 박영란 수원대 교수가 작곡, 김준희 경북대 교수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올해로 세종대왕이 나신 지 626돌이다. 한글로 나라의 글자를 만들고, 여민락으로 나라의 노래를 지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후대가 기려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5월 15일을 후대가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이, 이 땅의 모든 스승에게 감사하는 날의 기원이다. 이 날 행사는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시민들에게 청와대가 개방된 덕을 톡톡히 봤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준수방터'가 바로 지금의 청와대 인근인데, 그간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세종대왕 탄신일 행사를 여주 영릉에서 '숭모제전'으로 해왔는데, 이곳 청와대에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인왕산 자락이 둘러싸고 햇볕이 내려쬐는 오후 5시 공연시작에 많은 시민과 관계자가 자리하였다. 한글지킴이 정재환 방송인, YTN 이광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공연이 진행되며 서울특별시장 오세훈의 영상축사,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 최홍식 대표이사의 인사말,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 내빈들의 축하인사가 이어졌다. 한글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은 여주 늘푸른자연학교 아이들의 창작무용 '가나다같이' 도 분위기를 경쾌하게 이끌었고, 국민소리꾼 장사익도 '산 너머 저쪽', '봄 날은 간다'를 선사해 따뜻하고 마음 풍요로운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백성과 함께 하기 위한 음악, 풍요롭고 넓은 음향 겨례의 정신 잘 살려
이윽고, 본 공연인 '세종대왕의 여민락'이 시작되었다. 세종대왕이 백성과 함께하기 위해 만든 '여민락'이 창작음악, 무용, 영화 등 전천후의 박영란 작곡가의 감성으로 더욱 풍요롭고 넓은 음향이 되어 있었다. 한 시간 남짓의 대곡으로, 야외현장의 초저녁기운과 함께 우리 겨레의 정신이 국악오케스트라의 단아하고도 흥겨운 멜로디로 재탄생되고 있었다.
사진: 서진수
1악장 '봄-궁의 뜨락'에서는 단아한 국악선율과 정가 구민지의 곱고 심지있는 목소리로, 2악장 '여름-곤궁한 허수아비'에서는 오르겔(남에셀)이 표현하는 가뭄의 황량함 음향으로 시작해 판소리 서의철의 구성진 목소리가 국악오케스트라 코라이즌(지휘 조다은)과 베이스기타(이상진), 일렉기타(김기중)와 함께 신비롭게 쏟아지는 소나기의 세계로 인도하며 판타지극을 보는 듯 하였다.
3악장 '가을-풍요의 들판', 4악장 '겨울-풍경소리'를 지나 마지막 대합창 '세종찬가'에서는 반만년 역사 백두산 반도삼천리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조선의 4대 세종대왕과 그가 만든 한글이 표현한 세계의 존재였음을, 안산시립합창단, SOS합창단,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드럼(이광혁), 피아노(오환희)와 함께 웅장한 노래로 벅찬 감동으로 펼쳐졌다.
스승의 날 및 한글날 등에 더 많이 공연되어야
오르겔의 원형을 우리의 생황에서 찾아야 한다고 문성모 한국국민악회 회장이 프로그램 인사말에서 소개하였다. 이 날 겨레의 얼을 노래한 '여민락'이 재편곡되어 노래되는 가운데, 공연석 오른편에 위치한 홍매화가 그려진 오르겔은 작지만 이동이 가능한 몸집 안에 심어진 탄탄한 파이프로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뒷받침하고 또 분위기를 이끌었고 음색적으로도 잘 융화가 되었다. 스며들면서도 자신의 특출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번 공연작품이 스승의 날을 비롯해 더욱 많이 공연되고, 오르겔 또한 한국의 정신을 알리는 악기로 더욱 많이 연주되고 창작작품이 쓰여지길 기대한다.